인생의 여덟 결: 왜 나만 이렇게 힘들었을까

인생의 여덟 결은 한 사람의 삶을 여덟 자리로 나누어, 각 자리에 흐르는 타고난 기울기를 읽는 틀입니다. 몸, 배움, 일, 사랑, 부부, 자녀, 돈, 나이 듦. 결은 고쳐야 할 결함이 아니라 읽어야 할 무늬입니다. 복만규 설계도의 독자적 읽기 틀입니다.

자기 자신을 가장 늦게 압니다

한 사람이 예순여섯에 수술대에 누웠습니다. 그리고 거기서 처음 알았습니다. 자기 맹장이 왼쪽에 있다는 것을.

맹장만이 아니었습니다. 장기들이 한쪽으로 쏠려 있었습니다. 보통 사람과 좌우가 다른 몸이었습니다.

그 사람은 평생 자기 몸을 고장 난 표준품으로 여기며 살았습니다. 남들과 똑같이 생겼어야 할 몸이 어딘가 잘못 만들어졌고, 그래서 자꾸 탈이 난다고. 그러니 더 노력하면, 더 관리하면 남들처럼 될 수 있을 거라고.

아무리 애를 써도 남들처럼 되지 않았습니다. 그럴수록 자책은 깊어졌습니다.

그런데 그날 알게 된 것입니다. 그 몸은 고장 난 표준품이 아니었습니다. 애초에 표준과 다른 결로 만들어진 몸이었습니다.

이 둘은 하늘과 땅 차이입니다. 고장이라면 내 책임이지만, 다른 결이라면 그건 잘못이 아닙니다.

결이 보이지 않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우리는 자기 결을 배우기 전에 세상의 표준을 먼저 배웁니다. 그리고 그 표준이 맞지 않으면, 표준을 의심하지 않고 자기를 의심합니다.

세 물음

여덟 자리는 세 물음으로 묶입니다.

자리물음어디를 보는가
혼자왜 나만 이렇게 힘들었을까세상과 홀로 마주해 온 자리
둘이왜 우리는 자꾸 어긋날까내 결이 다른 사람의 결과 부딪히는 자리
왜 끝이 다가올수록 막막할까남은 시간을 다시 그리는 자리

혼자일 때는 내 결만 있으면 됩니다. 둘이 되면 달라집니다. 나의 다름이 곧 우리의 문제가 됩니다.

가장 가까운 사이일수록 두 사람은 더 다릅니다. 우리는 그것을 자꾸 잊습니다.

여덟 결 배치표

#자리흔히 무엇으로 오해받는가실제로 읽어야 할 것
11몸의 결의지가 약해서. 관리를 못 해서남보다 추위를 타는 결, 잠이 부족하면 무너지는 결. 평균을 향해 던져진 조언은 평균이 아닌 몸에 잘 맞지 않습니다
21배움의 결머리가 나빠서. 게을러서성적표는 한 가지 결만 잽니다. 사람 전체를 재지는 못합니다
31일의 결노력이 부족해서도착하지 못해 괴롭고, 도착한 뒤가 두려워 괴롭습니다. 두 괴로움은 다릅니다
42사랑의 결사람 보는 눈이 없어서설렘은 둘 중 하나입니다. 내 결이 상대의 결을 알아본 신호이거나, 내가 덧씌운 각본이거나
52부부의 결상대가 바뀌지 않아서갈등은 두 결의 차이에서 오지 않습니다. 내 결만 옳다고 여기는 마음에서 옵니다
62자녀의 결내가 부족한 부모라서아이의 결은 부모가 빚어 넣은 것이 아니라, 아이가 이미 가지고 세상에 나온 것입니다
73돈의 결재테크를 몰라서숫자 아래에 좀처럼 들여다보지 않는 자리가 있습니다. 돈을 대하는 마음의 결입니다
83나이 듦의 결이미 늦어서늦었다는 말은 대개 사실이 아닙니다. 다만 아직 그 자리의 결을 다 읽지 못했을 뿐입니다

5 여덟 결이 이어지는 자리

읽는 것과 그리는 것은 다릅니다. 결을 읽으면 왜 여기까지 왔는지가 보입니다. 그다음 선을 그리는 일은 또 다른 작업입니다.

자주 묻는 것

결은 타고나는 건가요, 만들어지는 건가요?

둘이 함께 빚는 것 같습니다. 타고난 바탕이 있고, 그 위에 살아온 무늬가 겹겹이 새겨집니다.

나무를 생각해 보십시오. 볕 좋고 비 알맞던 해에는 나이테가 넓게 벌어지고, 가뭄과 추위를 견딘 해에는 바짝 좁아집니다. 한쪽으로만 볕이 들거나 늘 한 방향으로 바람을 맞으면, 테는 그쪽으로 쏠리고 뒤틀립니다. 그 쏠리고 뒤틀린 무늬를 우리는 나뭇결이라 부릅니다.

나뭇결은 나무가 못나서 생긴 것이 아닙니다. 제가 선 자리의 볕과 바람이 새겨 준 것입니다.

결을 읽으면 앞날이 정해지나요?

아닙니다. 결은 정해진 운명이 아니라 타고난 기울기입니다.

물이 높은 데서 낮은 데로 흐르는 경향이 있다고 해서, 물길이 하나로 정해져 있는 것은 아닙니다. 기울기를 안다는 것과 결말을 안다는 것은 다릅니다. 다만 기울기를 알면, 헛되이 거스르느라 평생을 허비하지 않습니다.

좋은 결과 나쁜 결이 있나요?

없습니다. 곁을 보지 못해 그늘이 되던 곧은 성미가, 모두가 멈춰 선 자리에서는 사람을 다시 일으켜 세우기도 합니다.

같은 결도 어디서 어떻게 쓰이느냐에 따라 그늘이 되기도 하고 빛이 되기도 합니다. 결은 깎아 없애야 할 결함이 아니라, 어떻게 쓸지 배워 가야 할 자기 자신입니다.

왜 하필 여덟인가요?

사람이 “왜 나만 이럴까”를 가장 자주 되뇌는 자리를 여덟으로 추렸습니다. 인생의 모든 자리를 담은 목록은 아닙니다. 다만 이 여덟을 읽고 나면 다른 자리도 같은 눈으로 보이기 시작합니다.

그렇다면 이 결은 누가 새긴 것일까요?

이 페이지는 그 답을 하지 않습니다. 왜 하필 그런 바탕을 타고났는지, 왜 그런 무늬가 새겨졌는지 — 그 까닭까지 파고드는 것은 이 자리가 아닙니다.

여기서 붙들려는 것은 훨씬 단순하고 분명한 사실입니다. 그런 결이 누구에게나 있다는 것. 그리고 그 결은 읽을 수 있다는 것.

이 글을 쓴 사람은 누구인가요?

기계공학을 공부하며 제도판 앞에서 도면을 그렸고, 그 뒤 30년 동안 사람의 이야기를 가장 가까이에서 듣는 자리에 앉아 있었습니다. 그리고 예순여섯에야 자기 몸의 결을 처음 제대로 읽었습니다.

너무 먼 길을 돌아온 뒤였습니다. 그래서 이 글을 씁니다.

더 읽기

여덟 결 각각 → 몸 / 배움 / 일 / 사랑 / 부부 / 자녀 / 돈 / 나이 듦 – 세 물음 → 혼자 / 둘이 / 끝 – 밖에서 안으로 오는 길 → 설계의 세 단서와 네 세계 – 다음 선을 그리는 자리 → 건강설계 / 부부설계 / 자녀양육설계 / 은퇴설계 / 인생설계 – 관련 책 → 『내 맹장은 왼쪽에 있었다』 (Built in Reverse)